신비는 가까운 곳에 있다. 너무 지척인지라 뜻밖이다 싶은 곳에. 점심을 먹고 나와 보니 날이 개어 화창하다. 손에 든 우산은 아직 마르지도 않았다. 나와 K는 멀뚱하게 하늘을 본다. 구름 하나 없이 새파랗다. 이 무슨 변덕인가. K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할 뿐이다. 이런 일상의 신비. 가까운 신비란 또 금방 일상으로 편입되고 만다. 비 덕분에 바람도 선선하고 그러니 K, 우리...
지난가을, 박사 과정을 마치고 일자리를 알아보던 남편이 미국의 한 회사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았다. 선택의 기로에서 여러 날을 고민, 또 고민한 우리 부부는 어렵사리 이민을 가기로 정했다. 꿈을 안고 떠나는 길이라 해도 설렘만 있을 수는 없는 법. 익숙한 터전을 벗어나 낯선 곳으로 향한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힘겨운 일이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사실...
낙동강을 따라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철길과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는 매화가 자랑인 경남 양산의 원동마을. 키 작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 한편에 ‘만찐두빵’이라는 정겨운 이름의 숙소가 자리하고 있다. 젊은 주인의 유년 시절 추억이 깃든 작은 집에 이젠 손님들의 즐거운 기억도 함께 방울방울 맺히는 중이다. 모든 생명에는 영혼이 깃들어있다. 어쩌면 생명이 없는 것에도 ...
20년 차 배우 임세미는 깨끗한 삶을 추구한다. 채식으로 몸속을 가볍게 유지하고, 자연 보호를 실천하며 주변을 정갈하게 가꾼다. 작은 미물도 소중히 여기는 사랑으로 마음속 불필요한 감정들을 청소해 배역을 향한 순정만 남긴다. 연기도, 일상도 티 없이 맑은 그녀는 무해해서 선하다. 배우 임 세 미 촬영장소: 인더블랭크(intheblank.kr) 새로운 한 달은 모...
이정우 서울 청원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입학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아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듭니다. 책과 별과 우주를 좋아하고, 제일 좋아하는 건 노는 일입니다. 수영을 잘하지만 앞으로 더 씩씩하고 건강해지기 위해 태권도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강영순 1966년생으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던 중 활동일지를 쓰기가 어려워 충북 증평의 김득신배움학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검정고시를 마치고 나면 대학교에도 진학하고 싶습니다. 엄마의 도전에 응원을 아끼지 않는 자식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수십 만원을 아껴준 요술 단추 근래 다이어트에 성공해 살이 많이 빠졌다. 좋은 일이지만 체중만큼 통장 잔고가 줄어 마음껏 웃지 못했다. 맞는 바지가 없었다. 다양한 색의 면바지와 슬랙스, 종류별로 사놓은 청바지들이 전부 쓸모 없어졌다. 다 새로 살지 고민하다가 한 가지 묘안을 생각해냈다. 바로 200원짜리 ‘요술 단추’를 사는 것. 바지에 단추 하나를 더 꽂아 허리 사이즈를...
내 인생에서 결혼은 세상에 태어나서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과는 또다른 사랑을 느끼게 하는 행복이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결혼하면 당연하게 아이가 생기리라 생각했는데 계획처럼 되지 않아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졌다. 초조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우리 부부는 아파트 앞 트럭 노점에서 작은 나무 한 그루를 샀다. 초조함을 잊기 위함이었는지, 둘이서 가꾸고 보살필 대상이 필요해서...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라고 누군가에게 질문을 받으면 영 수월한 대답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그럴 때 누군가는 당신이 자주 먹는 것을 말해달라고 하거나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을 묻거나 당신이 볼 때마다 넋 놓고 보는 것, 당신이 들을 때마다 멈춰 서게 되는 것, 당신이 견딜 수 없는 것, 당신이 그나마 참을만한 것 등 당신을 이해하고 싶다는 이유로 백문백답을 요구할지도 ...
거대한 바다에서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인간은 그저 시간 속 어딘가를 헤엄치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흐르기도 하고 저항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알토 세드로에서 마르카네로 간다네. 쿠에토에 도착해 마야리로 간다네(Chan Chan 中). ’ 쿠바의 재즈 뮤지션 그룹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제멋대로 세상을 떠도는 방랑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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