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사봉 “내가 필요해서 만든 제품이 다른 사람에게도 필요할까?” 많은 브랜드가 궁금해할 만한 질문이다. 강원도 춘천엔 ‘내’가 필요해서 세안 비누를 만드는 ‘르사봉’이라는 비누 가게가 있다. 강원도의 막걸리를 이용한 ‘르뷰흐’, 메밀로 ‘봉마땅’이라는 천연 비누를 만드는 르사봉의 정진희 대표는 미생물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 원인 모를 알레르기로 몇 년을 고생하던 끝에 직접...
그림 · 손승배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를 두른 사람들의 입에서, 굴뚝에서 뿜어져나오는 연기 같은 입김이 쉼 없이 나온다. 한쪽 어깨에 제법 묵직해 보이는 서류 가방을 멘 중년 아저씨들은 꽁꽁 얼어버린 지면 위에서 검정 구두를 신고 발을 동동 구른다. 아마도 구두 안으로 한기가 스며드나 보다. 나도 모르게 한 사람의 얼굴로 시선이...
내 생활신조는 이래. ‘보이면 보고, 들리면 듣고, 냄새나면 냄새 맡는다.’ 그러니 깨어있을 때 할 일이 얼마나 많겠어? 내가 종일 보고 듣고 냄새 맡는 일을 ‘세계고양이노동법 제32조’에 의거해 돈으로 환산해 받는다면, 지금쯤 맨해튼의 빌딩 한 채를 구입해 캣타워로 쓰고 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저기 봐. 가련한 사람이 하나 있으니, 바로 우리 여 집사야. 책상 한가득 책...
눈 내리는 아침이다. 아직 많이 쌓이지는 않았지만, 이 기세라면 세상이 곧 하얘질 듯하다. 창밖을 내다보다가 핸드폰으로 날씨를 확인했다. 기온이 영하임에도 그리 춥진 않았다. 점심 무렵에는 햇살까지 온화하게 쏟아질 예정이란 소식을 보자, 숲 어귀에 찍혀있을 겨울 철새의 발자국 옆에 내 발자국을 나란히 찍고 싶어졌다. 결국 외출 준비를 위해 서랍장을 연 나는 고민이 되었다. ...
#나의맞춤형식당담쟁이덩굴이 건물을 감싼 경기도 용인의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일하던 때에 저에겐 고민이 하나 있었어요. 점심시간에 갈 만한 채식 식당이 없다는 점이었죠. 그러다 작년 1월, 도서관에 새로운 변화가 생기고 나서부터 고민이 싹 사라졌어요. 채식주의자는 물론 먹는 양이 적은 ‘소식좌’들을 위한 식당이 3층에 생겼거든요. 사람은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 끌린다고 하죠? ...
내 인생은 어둡고 캄캄했다. 어느 날은 버스 탈 돈도 없었고, 잠들면 ‘다시는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기도한 적도 많다. 그럴싸한 학력 없이 이삼십 대를 보냈으니 오죽했을까. 그나마 견딜 만했던 보석 공장에서의 8년은 금방 지나갔고, 알고 지내던 선배의 소개로 지방 소도시에서 식당 지배인으로 일하게 되었다. 하지만 언제 죽어도 좋을 만큼 막살았다. 제법 많은 월급을 받...
여행 가고 싶을 때 듣는 노래같은 여행지를 여러 번 찾는 걸 좋아해 긴 여행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어김없이 프랑스로 향한다. 가도 가도 그리운 나라, 프랑스로 떠나고 싶어질 땐 ♬ 스텔라 장의 〈L’amour, les baguettes, Paris(사랑이고, 바게트겠지, 파리)〉를 듣곤 한다. 낭만적이면서도 아련한 노래를 들으며 파리에서의 시절을 떠올린다. ‘널 다...
11년 동안 매일같이 해오던 새벽 라디오에서 지난해 12월 하차했다. 디제이이자 피디로 제작도 겸하던 〈이현경의 뮤직토피아〉라는 프로그램이었다. 눈뜨자마자 새벽길을 달려 출근해 커피를 한잔 마시고 가장 먼저 했던 일이자 하루 중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던 일과였는데 마음이 휑했다. 새벽 시간대라는 특성상 지난날을 마음 놓고 추억할 수 있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내내 즐거웠다. ...
도시에서의 삶은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기쁨을 빼앗아 간다. 긴 호흡으로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바라보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즐거운 한때의 소중함을 강원도 홍천 ‘서나와 할아버지 통나무집’에서 다시금 느껴본다. 누군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이 의식주를 비롯한 물질적인 요소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
특정 뮤지션을 ‘전설’이라고 지칭하는 TV 프로그램이 화제다. 선후배 가수들이 해당 뮤지션의 곡을 편곡해 경연 무대를 펼치는 콘셉트가 수년째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어쩐지 나는 그 방송이 조금 별로다. 가끔 전설이라고 부르기에 민망한 가수도 나오는 것 같아서다. ‘에이, 여기가 무슨 고대 그리스도 아니고 전설은 무슨 전설이람.’ 무엇보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역 뮤지션...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