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겐 손바닥만한 마당이라도 있어야 한다
사계절이 깃든 마당을 가로질러 걷다보면 모든 계절이 오롯이 내 품에 안겨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봄의 생명력, 여름의 활기, 가을의 정취, 겨울의 온기. 나만의 마당이 있어 마음만은 풍요롭다. 아흔에 가까우신 어머니가 가장 애독하는 소설은 김원일 작가의 마당 깊은 집이다. 6·25가 끝난 1950년대 초 대구를 배경으로 ‘마당 깊은 집’에 모여 살게 된 여섯 가구, 스물 두 명의 가난한 인물들에 얽힌 사건들을 담아냈다. 어린 소년 길남을 1인칭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머니가 이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모두가 곤고했던 삶을 살아왔던 그 시절, 당신의 역사가 상당 부분 소설과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평...
202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