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1월 1일이 되자마자 핸드폰으로 새해인사를 전하는 메시지가 쏟아져 들어왔다. ‘해피 뉴 이어’가 아니라 ‘덕분에’라고 서두를 시작한 문자들은 내가 개최한 ‘100일 프로젝트’의 성료를 축하하고 있었다. 2021년과 2022년, 매해 9월 23일부터 이듬해 1월 1일까지 나는 하루에 한 장씩 총 100개의 그림을 그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일상을 기록한 그림 ‘...
베트남 하노이라고 하면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것이 우리에게 쌀국수로 알려진 ‘퍼’와 커피일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쌀국수만큼, 어쩌면 쌀국수보다 더 현지인들의 삶 깊숙이 녹아있을지 모르는 것이 바로 꽃이다. 하노이 거리를 가득 메운 ‘꽃 자전거’들을 보면 하노이 사람들이 얼마나 꽃을 좋아하는지 짐작된다. 동네에는 열 발자국 뗄 때마다 꽃집이 보이고 시장에는 과일장수...
현재 경제활동에 한창인 MZ세대들이 기성세대로부터 많이 듣고 자란 얘기 중 하나는 ‘아껴야 잘 산다’였다. 이와 달리 요즘 ‘머니리추얼 메이커’로 주목받는 국제공인재무설계사 정재기는 조금이 아닌 제대로 소비해야 한다고 이른다. 그래야 경제적으로 혼란한 시대에 흔들리지 않고 삶의 만족감을 지켜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느 투자 성공비결보다 훨씬 솔깃해지는 이야기다.정재기 나...
명상이란, 한가로운 사람들의 뜬구름 잡는 행동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다 연극하던 시절, 지금은 연인이 된 그때의 동료가 처음으로 명상을 가르쳐줬다. “눈을 감고 숨을 쉽니다. 밀려왔다 나가는 호흡에 집중합니다. 마음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생각과 감정을 바라봅니다. 그렇게 사라지게 둡니다. ‘참나(眞如)’만이 남을 때까지.” 연인이 된 이후에도 나는 그가 명상이나 ...
제주의 시골 마을에 살고 있다. 이곳으로 온 지는 10년 정도가 되었는데 지나고 보니 도시에 살던 때와는 생각도, 생활양식도 참 많이 달라졌다. 우리 부부는 잔디가 깔린 마당에서 네 마리의 개와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며 5분 거리에 있는 가게로 매일 걸어서 출퇴근한다. 서울에서 살던 집도 엄연한 단독주택이었다. 커다란 건물과 건물 사이 20평도 채 되지 않는 땅 ...
“차는 오래 두고 마셔도 괜찮아요? 아님 유통기한이 있나요?” 차와 관련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질문이다. 모든 식품에는 유통기한이 존재한다. 그러나 차는 조금 다르다. 어떤 차의 경우, 오래 두고 익혀서 마시기도 하기 때문이다. 차를 익혀서 마신다는 표현은 시간이 지나 맛이 들게 하는 과정을 뜻한다. 보이차의 경우는 ‘골동 보이차’라고 해서 오랜 시간...
참 별도 많은 밤이다. 경기도 포천 명성산 자락에 자리한 산정호수 캠핑장의 겨울밤. 저녁을 먹고 텐트를 나서서 바라본 하늘은 쏟아져 나온 무수한 별들로 반짝였다. 은하수가 흘러가는 모습도 선연했다. 어째서 겨울이 오고, 밤이 길어질수록 밤하늘의 별은 많아지는 걸까. 별은 왜 손발이 꽁꽁 얼도록 추운 날에 더 또렷하게 빛나는 걸까. 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그리운 ...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터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35길 63 운영시간 09:30 ~ 17:30(개방시간 09:00 ~ 21:00 / 월요일 휴무) 졸업 작품 준비를 하던 3월, 지도 교수님은 옛 서울을 한 바퀴 돌 것이라면서 반 학생들을 데리고 바깥으로 향했다. 그 해 봄, 수업 시간마다 한양도성 길을 걸었는데 평생 서울에 살면서 성곽길을 따라 걸은 것은 그...
내가 초등학생일 때, 지하철역 입구에서 동냥하던 걸인을 마주친 일이 있다. 곤궁한 사람을 돕는 것이야말로 온정 있는 초등학생의 자세이므로 나는 망설임 없이 주머니에 있던 누리끼리한 지폐 한 장을, 용돈의 절반에 해당하는 그 지폐를 그의 구멍 난 바구니에 넣었다. 그러나 그때 나와 함께 지하철로 향하고 있던 아이들은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와 걸인을 번갈아 볼 뿐, 아무...
“아버님, 안녕하세요. 상담 때문에 연락드렸어요. 아이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균형 있게 자라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부모님들과 이야기하는 자리예요. 먼저 궁금하신 게 있을까요?”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다. 아이의 담임선생님과 통화하는 건 처음이었다. 송이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지 이제 한 달.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딱히 궁금한 게 없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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