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의사 홍종원]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이 미덕이 된 요즘에도 발품 팔며 환자를 돌보는 왕진의사가 있다. 서울 번동에 동네의원 ‘건강의 집’을 개원하고 방문진료를 다니는 홍종원 원장이다. 만약 이 젊은 왕진의사가 주치의라면 마음이 놓일 것 같다. 아프다고 불안해할 필요 없겠다, 하고. 대중교통으로 서울 강북구 번동 148번지 일대를 가려면 편한 여정은 애저녁에 포기해야 ...
기억이란 참 재미난 작용이다. 그것은 오직 나만이 알 수 있는 나만의 것이다. 그럼에도 나의 의지, 나의 의도와 무관하다. 기억해야지, 하고 마음먹는다 해서 모두 다 기억할 수 없다는 것쯤은 안다. 만약 그런 기억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의 삶은 지금의 모양과 한참 달랐으리라. 당장 짐작해보기론 훨씬 윤택하고 풍요로웠겠으나 또 모르지, 잊지 못하는 고충이 있을 테니까 ...
첫 번째 편지 - 남편과 나의 뒤늦은 여행긴 시간 치료되지 않는 원인 모를 희귀 난치병이 찾아오면서 내 삶은 하루아침에 균형을 잃고 추락하고 말았다.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많은 것을 잃었고, 삶의 질은 끝없이 하락했다. 그 와중에 차선의 선택으로 시댁에 들어가기로 한 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악수가 되었다. 시집살이가 더해진 결혼생활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삶이...
[러닝 인플루언서 안정은] 러닝 인플루언서 안정은 씨는 6년간 300여 번의 마라톤을 완주한 열혈 마라토너다. 달리기는 혼자 하는 운동이지만 만약 그녀에게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선택지가 놓인다면 그녀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후자를 택할 사람이다. 누군가와 함께하면 몇 배 더 재밌어지는 일들로는 무엇이 있을까? 마주 보고 손뼉 칠 때 승...
여름철 비 내리는 날이면 부추전이 생각난다. 전 부치는 소리가 여름비와 닮아 비가 오면 더욱 당긴다. 하지만 부추전 부치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름이다. 소낙비가 하루 걸러 오락가락한다. 마당 여기저기 떨어지는 빗방울을 하염없이 바라보니 불현듯 먼 유년의 풍경이 떠오른다. 소낙비 덕분이다. 칼국수를 만드는 어머니 모습이 어른거린다. 이태전 돌아가신 아버지는 칼...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어른들에게도 방학이 필요합니다. 한 달의 방학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월간 샘터 인스타그램(@samtoh.m)에 댓글로 남겨준 독자들의 방학 계획을 공개합니다! 에디터 김윤미
나의 영국 부엌 선반에는 찻잔이 여러 개 있다. 꽃무늬 찻잔, 민트색 찻잔, 갈색 에스프레소잔, 백색 웨지우드 등등. 이들 중 어떤 잔에 오늘이란 시간을 담을지 고르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이런 나의 부엌이 다소 호화롭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나의 찻잔들은 조금씩 닳고 낡았다. 영국 어디를 가든 도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채러티 ...
일에 몰두하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다며 ‘사적인서점’의 문을 두드린 손님이 있었다. 망가진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휴직을 하고 일 년 동안 쉬어 가기로 했는데, 막상 한 달을 쉬어 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진다면서 이렇게 마냥 쉬어도 되는 건지 걱정하는 손님에게 나는 어른이 된 후 내가 보낸 두 번의 방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재택근무가 종료됐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초부터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며 겨우겨우 일상을 이어갔는데 귀하디 귀하고 달콤했던 재택근무가 끝나는게 시원섭섭하기만 했다. 회사 출근 시간은 8시다. 한시적으로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오후 5시에 퇴근하기 위해 새벽 6시 30분에 칼같이 일어난다. 초간단 메이크업을 하고 아이가 입을 옷을 꺼내놓은 다음 소리 없이 집...
Fidelity, Lady Lever Art Gallery, Port Sunlight(1869) 초등학교 3학년 때 양쪽 귀털이 핑크색으로 물든 강아지 한 마리가 우리 집에 왔다. 수의사였던 아버지의 친구 분이 주신 선물이었다. 동생과 나는 그 작고 귀여운 강아지에게 ‘꼬마’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꼬마는 내가 열일곱 살이 될 때까지 우리 가족과 8년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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