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야, 기저귀 갈자.”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마련된 임시 수유실. 서울국제도서전에 왔다가 다른 곳에서 맘스홀릭 베이비 페어가 동시에 열리고 있길래 잠시 옆길로 샜다. 아이와 외출 준비를 하다 보면 한두 가지를 깜빡할 때가 있는데 이날은 하필 떡뻥(스틱형 쌀 과자)을 집에 두고 왔다. 그래, 여기선 간식거리를 살 수 있겠지 싶어 베이비 페어에서 송이가 먹을 떡뻥 한 봉지를 사고 나가려는데 수유실 코너가 보였다. 커튼을 젖히고 들어가니 좁은 수유실 안에는 의외로 많은 부모와 아이들이 있었다. 각...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 강화도의 대표 특산물은 인삼과 약쑥이다. 이 두 가지 한국적인 재료로 타르트를 만들어 판매하는 ‘강화까까’의 이경화 대표. 그의 꿈은 인삼타르트, 약쑥타르트가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이다.강화만큼 풍요로운 땅이 있을까. 임진강, 한강, 북한의 예성강이 모여 바다로 흘러드는 비옥한 토지에서 자라는 작물들은 모두 우수한 ...
서울 크기의 10배, 인구도 2,600만 명이 넘는 상하이.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면서도 건축의 각축장이었고 문화의 용광로였던 상하이는 여전히 자신의 스타일과 이야기를 품은 채로 잔존하고 있다.상하이에서는 길을 잃는 일이 자주 있었다. 길이 복잡해서가 아니라, 도로가 너무 길고 지역의 규모가 너무 커서, 그러니까 그동안 내가 경험해온 도시들과 스케일감이 달라도 너무 ...
어린 시절부터 피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피부과 의사가 ‘피부 결 자체를 타고나셨네요’라고 했을 정도였으니 나름 검증된 피부미인이라 자부하며 살았다. 특별한 피부 관리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물 많이 마시는 것과 유분이 없는 화장품을 쓰는 것 정도여서 브랜드를 따지지 않고 사용했다. 아무 화장품이나 잘 맞던 피부도 점점 나이가 들수록 변했다. 오랫동안 관리...
나의 첫 책 《우리 집이 숲이 된다면》은 ‘다음 브런치’에 연재했던 글을 엮어 만든 도서다. 처음엔 기존의 글을 그대로 가져와 모으기만 할 셈이었다. 계획은 빗나갔다. 온라인의 문장과 책의 문장은 호흡이 달라 전부 새로 써야 했다. 첫 책을 집필하는 내내 어지러웠다. 글이 잘 써질 땐 롤러코스터가 하늘로 올라갈 때와 똑같았다. 기대감과 설렘에 온몸이 풍선처럼 부풀어 ...
세라비, 이것이 인생! 개봉 2018년 5월 30일 감독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톨레다노 출연 장 피에르 바크리, 질 틀르슈, 수잔 클레망 엄마에게 문자가 왔다. ‘부엌 고양이마다 어때?’ 무슨 말이냐는 답장에 문자 대신 엄마는 당당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고양이 모양 매트 말이야, 부엌에 놓으려는데 어때?” ‘그러게 자동완성 좀 꺼놓으라니까.’ 엄...
한국에 있는 시인이 안부 인사를 전하기에 들여다보다 SNS 프로필 사진이 바뀐 걸 알았다. 희로애락의 경계가 무뎌진 나이라며 사뭇 근엄한 표정만 짓던 분이 복사꽃 만개한 과수원 앞에서 흐뭇하게 웃는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속의 시인은 두 뺨이 복사꽃처럼 발그레했다. ‘나의 농장’이란 사진 소개 글에 “끼니는 걸러도 시는 못 굶는다는 분이 언제 이리 번듯한 농장을 사...
여름이다. 7월에는 초복과 중복이 있으니 본격적인 여름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말로 해석하면 아이스크림의 계절이 시작되었고, 젤라토(Gelato)를 마음껏 먹어줘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오래전 호주에서 지내는 동안 미국 포틀랜드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간 적이 있다. 8월이었으나 남반구인 호주는 계절이 정반대인 탓에 줄곧 싸늘하게 지내다 여름인...
멀리서 기적이 울었다. 캐나다를 횡단하는 열차가 울리는 소리였다. 그 소리에 잠에서 깨어 텐트 문을 열었다. 햇살도 닿지 않는 숲에 누군가 있었다. 사슴 한 마리가 가만히 풀을 뜯고 있었다. 나는 침낭 속에 누워 턱을 괸 채 녀석을 바라봤다. 누군가의 시선이 자신에게 꽂혀 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녀석도 풀을 뜯다 말고 나와 눈을 맞췄다. 그대로 빨려들 것 같...
고급 호텔이나 세련된 펜션 대신 시골 독채민박에서 방학 같은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릴 때부터 도시생활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시골생활이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인 것. 조용했던 시골에 여유롭고 특별한 바캉스를 보내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01. 하늘 아래 첫 은둔지_ 하늘솔황토민박‘가만히 앉아 하늘을 보고 있자니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짙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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