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민·손성민의 SNS집에서 쉽게 음료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유튜브(ID: 오집일) “모닝커피 한 잔 드시겠어요?” 유튜브 채널 ‘오집일’을 운영하는 손성민(28) 씨가 드립커피를 내리자 고소한 향이 집안 가득 퍼진다. 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그의 25평짜리 빌라는 본가에서 독립해 형 경민(35) 씨와 함께 사는 보금자리이자 형제만의 특별한 카페다. “집에서 커피와 음료...
군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5분대기조’의 고충이 이해될 것이다. 5분대기조는 적의 침입이 감지되거나 부대에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5분 이내에 출동해 초동조치를 담당하는 군인들을 말한다. 언제 어디서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5분대기조가 되면 스물네 시간 출동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소방대원이나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 기사처럼 사건이...
“여보, 5시 반이에요. 이제 일어나 세수하고 식사하세요!” 나의 하루는 새벽 꿀잠을 깨우는 아내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오면 코끝으로 전해지는 구수한 음식 냄새가 잠에 대한 미련을 털어준다. 무엇보다도 나를 향해 활짝 웃어주는 아내 얼굴을 보며 아침을 시작할 수 있어 참 행복하다. 나는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별다른 공백 기간 없이 초등학교에서...
“아빠, 니모가 헤엄을 안 쳐. 으앙!” 주말 아침의 단잠을 깨우는 딸아이의 울음소리에 헐레벌떡 거실로 나가보니 어항 속에 딸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흰동가리가 축 늘어져 있었다. 키운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물고기의 죽음 앞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딸아이가 꼭 어린 시절의 내 모습 같았다. 내가 딸아이 나이 정도 됐을 때였나. 비 오던 날 아파트 화단을 기어가는 달...
길에서 우연히 ‘합창단 단원 모집’이라 쓴 현수막을 본 뒤로 왠지 모르게 마음이 설레어 전화를 걸었다. 경험은 없지만 해보고 싶다고 말하자 며칠 후 근처의 한 연습실로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 면접 당일 떨리는 마음으로 찾아간 그곳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지원자가 모여 있었다. 드디어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오디션은 지휘자가 누르는 피아노 음계에 맞춰 ‘도레미파솔라시도’를 ...
내게 봄은 쑥의 계절이다. 아마 쑥과 함께 봄날을 보냈던 유년의 추억 때문일 것이다. 고향 경남 합천의 송터마을에서 쑥은 가난한 시골밥상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식재료였다. 농사 채비에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쑥을 뜯는 것은 육 남매 중 막내인 나와 바로 위 언니의 몫이었다. 나는 쑥 캐는 일이 퍽 재밌었다. 엄마가 언니의 쑥 바구니를 보고는 흙과 지푸라기들이 많이 섞였...
매사에 근검절약을 강조하는 어머니의 절약 정신이 때론 너무 지나치다 싶을 때가 있다. 얼마 전, 돈 몇 푼 아끼겠다고 세탁소에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려고 내놓은 양복을 세탁기에 넣어 돌리신 걸 알고 이맛살이 찌푸려졌다. 내가 제일 아끼던 양복은 이미 쭈글쭈글하게 변한 뒤였다. 지나친 절약 습관 때문에 낭패를 본 나는 엄마에게 무조건 아끼려고만 하지 말고 쓸 땐 좀 쓰시라는 잔소...
15년 전, 소개팅한 남자와 두 번째 만난 날 갔던 식당은 내 취향이 전혀 아니었다. 한여름에 에어컨도 없는 허름한 식당으로 데려간 남자가 무척 못마땅했다. 눈치도 없이 “된장찌개가 2,500원밖에 안 하는데도 진짜 맛있어요” 하며 웃는 사람 앞에서 표정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와의 인연은 그렇게 떨떠름하게 시작됐다. 소개해준 친구를 생각해 몇 번 더 만나긴 했지만 ...
동네 복지시설들을 다니며 비누 만들기 봉사를 해온 지 어느덧 5년이 지났다. 나에게 비누 만들기를 배우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의 작은 재능도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진다. 첫 봉사 때의 행복했던 기억이 없었다면 봉사의 기쁨을 이렇게 오래 간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 할머니들에게 무료로 천연비누 만드는 법을 가르쳐줄 기회가 ...
한일 월드컵의 열기로 온 나라가 후끈 달아오르던 2002년 여름, 나는 월드컵 4강 신화의 기쁨을 뒤로하고 사관후보생 신분으로 영천에 있는 3사관학교에 입소해 교육을 받고 있었다. 그 시절, 무엇보다 후보생들을 힘들게 한 건 유격훈련이었다. 특히 훈련을 받게 될 ‘화산유격장’은 해발 828미터 고지에 위치하고 있어 행군만으로도 체력적 한계에 맞닥뜨리게 될 거란 소문이 자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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