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조효순(73)가게 현애한복폐점 예정일 10월 말이 한복집이지, 평범한 가정집처럼 소박하지요? 제 가게는 손님이 원하는 천을 고르면 재단하고 바느질해 맞춤 제작하는 한복집이랍니다. 이래 봬도 55년 차 한복 장인인 저는 지금도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손수 바느질하고 있어요.이 자리에 가게 문을 연 지도 어느덧 10년이 됐네요. 그전에는 건너편 아파트가있던 자리에서 25년 ...
어떤 사람들은 조금만 삶이 적적해지면 무언가를 자꾸 사고 싶어한다. 부정하고 싶지만 그게 바로 나다.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집 앞까지 상품이 배송되는 요즘 시대의 소비는 놀랍도록 쉬워서 충동과 억제의 싸움에서 이기는 건 늘 전자다. 얼마 전 나는 소문으로만 듣던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았다. “알리나 테무에서 뭘 사면 괜히 재밌잖아...
〈콘클라베〉의 로렌스 단장님께 지난 4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선종하셨습니다. 소식을 듣는 순간 마음이 심히 일렁였습니다. 저는 특정 종교에 소속된 사람은 아니지만 지상에서의 쓰임을 다하고 신의 곁으로 돌아간 존재 앞에선 인간적인 슬픔이 밀려오더군요. 어떤 종교를 가졌는지, 믿음의 크기가 어떠한지와 상관없이 교황의 자리는 그 자체로 크고 거룩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황의...
“유월은 함초롬히 앉아있는 달. 함초롬하게 당신을 생각할 수 있는 달.물에 젖은 것들은 늘 차분하다. 이제는 말없이도 알 수 있는늙은 개의 눈동자처럼.” 장마가 왔다가 하늘이 쾌청해졌다가 다시 끝 모를 듯 소나기가 내린다. 나는 초여름을 사랑한다. 특히 생장이 뜨겁게 시작되는 유월은 가장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을 생각하기에 좋다. 찬란한 사랑의 장면이라든가, 이제는 볼 수 없...
140여 년 전 개항장이었던 인천항 일대는 음악과 커피를 통해 ‘과거’라는 시간의 물성을 짙게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이다. 사람들은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을 찾아 과거를 간직한 장소로 걸음을 옮기지만 이곳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익숙함이 아닌 새로움이다. 인간이 삶과 단숨에 사랑에 빠지도록 큐피드가 세상에 쏘아 올린 화살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음악일 것이다. 귓속으로 멜로디가 들어...
사무실을 나와 간소한 저녁을 먹으며 고민했다. 어디로 갈까. 이 축복받은 금요일 저녁을 어디서 보낼까. 일과 중엔 바빠 따로 약속을 잡을 엄두도 못 냈다. 내게 직장은 평생을 두고 꽤나 정처 없는 곳인데, 지금 한때의 정처는 서울 강남의 삼성동 어디쯤이다. 지척에 대규모 전시 공간을 품은 코엑스가 있다. 혼자 식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와 코엑스로 향했다. 지하철 2호선 플랫폼...
뉴욕에서는 음악이 공짜다. 특히 여름엔 거리 곳곳에서 수시로 무료 공연이 펼쳐진다. 그날은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팝송 파티가 열리는 날이었다. 나는 친구 J와 공원 중앙에 있는 분수대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땅이 꽝꽝 울리는 음악 소리에 샌들 밑이 간질거렸다. 공원을 가득 채운 사람들은 다양했다. 맹인도, 푸에르토리코인도, 회사원도 있지만 노인도 있었다. 뉴욕에는 노인이 많다...
오 여사님은 내가 백화점에서 근무할 때 함께 근무한 동료였다. 나는 백화점이고용한 마사지사였고 그녀는 미화 담당 용역직원이었다. 여사님은 내게 몇 차례 마사지를 받았고 그 잠깐 사이 서로에게 인간적인 호감이 생겼다. 그녀는 66세로 미화 직원들 중 가장 고령이었다. 원래 용역 업체의 규정상 65세가 정년이지만 여사님은 예외였다. 그녀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성품도 인자해서 여사...
오리여인이 이해인 수녀에게 수녀님, 안녕하세요.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저는 지금 태국 치앙마이에 머무르고 있어요. 이번이 두 번째 치앙마이 여행입니다. 지지난해, 이곳에 두 달간 머물며 원고를 마무리했었거든요. 그때의 저는 마감에 쫓기는 작가이면서 호기심 많은 탐험가이기도 했습니다. 골목 담장에 핀 이국적인 꽃 한송이에까지 시선을 건네며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
충남 금산의 신안사에는 30년째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는 맥산 스님과 사찰묘 ‘심안이’가 산다. 8년째 함께 동고동락하는 심안이를 보며 스님은 생명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ㅅ'=심안(만 8세, 수컷) 1. 살생이 금지되는 사찰에서 메뚜기를낚아채는 말썽꾸러기.2. 암컷 길고양이와는 절대 싸우지않는 신사 고양이.3. 스님의 부름에만 반응하는 스님 껌딱지. 충남 금산...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