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사이에서 ‘대2병’이 번지고 있다. 대2병은 혹독한 사춘기 시절을 보내는 청소년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중2병’이라 부르는 것에서 파생된 말로, 취업과 장래에 관한 고민이 심화되는 대학교 2학년들이 진로를 찾지 못해 우울함에 빠지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다. 올해 2학년이 된 이나라(20, 안양대) 씨는 학교 성적이 좋아 장학금을 받으면서도 스트레스로 불면증에 시달...
서울 한양대 생활과학대 앞 하얀 트럭에는 요상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새의 몸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는 캐릭터의 이름은 ‘개새’. 오해를 불러일으킬 법한 이름에 곧바로 해명이 이어진다. “제가 개를 닮았고 이 친구가 새를 닮아서 합쳐서 ‘개새푸드’라고 정했어요.”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이름은 과연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치밀한 영업 전략이었을까. 일명 개사장 최숙영(...
은행 업무부터 쇼핑까지 웬만한 일은 스마트폰 하나로 처리하는 요즘, 세상의 온갖 궁금증까지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꽃 이름, 노래 제목, 수학문제 풀이까지 모르는 게 없는 스마트폰의 지식 세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글 김윤미 기자 모야모(moyamo) 이름을 불러줘야 비로소 꽃이 된다 하지 않는가. 산책길, 등산길에 어여쁜 자태를 뽐내고 있...
전남 신안 안좌도 내 고향은 전남 기좌도. 고향 우리 집 문간에 나서면 바다 건너 동쪽으로 목포 유달산이 보인다. 목포항에서 백 마력 똑딱선을 타고 호수 같은 바다를 건너서 두 시간이면 닿는 섬이다. (중략) 친구들이 ‘자네 고향섬이 얼마큼 크냐?’고 물으면 ‘우리 섬에선 축구 놀음은 못 한다’고 대답한다. 공을 차면 바다로 떨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고향의 봄, 1962. 3 소년은 바다를 바라보았다. 저 멀리 유달산과 목포항이 눈에 담겼지만, 호기심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 너머 세상이 궁금했다. 넘실대는 청자빛 바다 물결은 소년에게 속살거리는 듯했다. ‘나는 어디든 흘러갈 수 있단다. 너는 어디로 가고 싶니? 무엇이 되고 싶니?’ 공을 차면 바다로 떨어질 것 같은 작은 섬마을 소년은 더 큰 세상을 꿈꿨다. 그는 짐작이나 했...
현상소, 스튜디오, 수리점 등이 몰려 있어 마치 하나의 사진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듯한 충무로. 라이카, 니콘, 핫셀블라드…. 모두 카메라 명기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카메라는 부와 문화의 상징이었다. 맥고모자와 선글라스, 롤라이 이안 리플렉스 카메라를 어깨에 멘 아가씨가 도심을 걸으며 이미지를 채집하러 다니는 모습은 드물게 눈부신 장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지붕 위를 거니는 루핑이 시민들의 여가 생활로, 또 관광객들의 체험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언젠가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도심을 걷다 보면 누군가 내 머리 위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어머! 저기 좀 봐봐!” 위를 올려다보곤 혹시 잘못 본 게 아닐까 싶었지만, 정말로 건물의 지붕 위에 사람들이 줄을 지어 걸어가고 있었다. 궁금증은 ...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전형적인 부촌으로 여겨지는 이곳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후반부터다. 강남을 중심으로 아파트 건축 열풍이 일며 맑은 못이 있던 강촌 ‘청숫골(청담동의 옛 이름)’에도 당시로는 보기 드문 고층 아파트들이 하나둘 들어섰다. 명문고로 불리는 경기고등학교가 북촌에서 이곳으로 이전해오고, 영동고등학교가 신설되면서 집값 또한 날로 상승했다. 더 이상 ...
그림·한주연 우리 집에선 날마다 난데없이 축구경기가 펼쳐진다. 일흔여덟 살의 남편과 일흔네 살인 내가 벌이고 있는 운동경기다. 승자도 패자도 없이 오전에 200번 오후에 200번 공을 차고 던진다. 남편이 병원에 있다 나온 지 보름 뒤부터 시작해 어느덧 반 년째 우리만의 리그가 열리고 있다. 남편은 작년 봄에 낙상사고를 크게 당해 사경을 헤맸다. 의사선생님의 말로는 총기를...
소년희망공장의 주인 최승주 씨와 아이들의 멘토나 다름없는 두현호 지점장.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카페 ‘소년희망공장’에서 얼마 전 아르바이트생을 뽑는 면접이 이뤄졌다. 면접에 참가한 세 명은 모두 10대. 여느 면접과 달리 카페 주인과 아이들 사이에서는 진솔한 대화가 오갔다. 카페 주인 최승주(62) 씨가 아직 꿈이 없다는 아이에게 “괜찮아. 지금부터 찾아봐도 늦지 않아” ...
17세기 독일 현악기 제작의 명문가 과르네리에 의해 만들어진 바이올린 ‘페트루스 과르네리.’ 그중에서도 1735년산 과르네리는 유독 음색이깊어 세계 3대 명기 중 하나로 꼽힌다. 인터뷰를 앞두고 사진 촬영에 임하는 모습만 보면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34)의 손에 들린 악기가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1735년산 과르네리라는 사실을 알아채기 어려웠을 것이다. 천으로 만들어진 낡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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