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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순수한 영혼의 작가 정채봉 새하얀 눈이 내리는 1월의 아침이면 떠오르는 한 작가가 있다. 2001년 1월, 눈 내리는 아침에 세상을 등지고 하늘나라 엄마 품으로 돌아갔기에 사람들은 그를 ‘엄마 품으로 돌아간 동심’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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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ISBN 89-464-1454-5
발행일
2004-01-09
지은이
정채봉
책정보
국판변형, 180쪽
가격
8,000

순수한 영혼의 작가 정채봉
새하얀 눈이 내리는 1월의 아침이면 떠오르는 한 작가가 있다. 2001년 1월, 눈 내리는 아침에 세상을 등지고 하늘나라 엄마 품으로 돌아갔기에 사람들은 그를 ‘엄마 품으로 돌아간 동심’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들 가슴속에 영원한 소년으로 기억되는 순수한 영혼의 작가 정채봉. 비록 지금 그는 저 세상으로 가고 없지만 그가 남긴 글은 우리들 마음속에 영원히 빛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일깨우는 잠언집
정채봉 3주기(2004년 1월 9일)를 맞아 펴낸 작품집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는 다양하고 복잡한 현대를 살면서 마음 한구석 무언가 텅 빈 느낌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영혼을 채워주는 정신의 ‘비타민’과 같은 책이다.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는 동화적인 감성으로 철학적인 내용을 풀어냄으로써 모든 사물과 세상, 그리고 인생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을 주는 명상잠언집이다. 정채봉이 남긴 어떤 작품집보다도 그의 시적인 감성과 삶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집이기도 하다.
이 책은 마치 <탈무드>를 읽는 것처럼 쉽게 읽히면서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깨달음을 주기에, 초등학생부터 2,30대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독자층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순간순간을 사는 지혜의 이야기들을 읽고 있자면 작가 정채봉의 맑은 눈망울 속에서 깨끗하게 씻겨지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지난 1997년에 절판되었던 세 권의 책 <느낌표를 찾아서> <모래알 한 가운데> <내 마음의 고삐>에 담긴 내용을 한 권에 모아 만든 책이어서, 작고한 작가의 신작에 대한 기대를 안타까움으로 접어야 했던 독자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고 있다.

 


*본문 내용

- 느낌표를 찾아서 -

느낌표를 쓰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무엇을 보거나 ‘그렇지 뭐’로 시들하게 생각하는 사람.
아름다운 음악을 들어도 신록의 나뭇잎을 대해도 쌍무지개가 떠도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
파란 하늘을 보고 감탄하는 친구를 보거나 하면 ‘원 저렇게 감정이 헤퍼서야’ 하고 혀를 차는 사람이었다.
이 집(사람)에 사는 느낌표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렇게 쓰지 않으면 삭아 없어지고 말 것이 자명한 이치가 아닌가.’
느낌표는 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도 이 집을 탈출하여야겠다고 별렀다. 그러다가 어느 비오는 날 밤, 마침내 느낌표는 이 사람한테서 떠나 버렸다.
느낌표가 빠져나간 줄도 모르고 있던 이 사람은 권태와 식욕부진에서 조울증으로 점차 발전했다.
보다 못해 가족들이 그를 데리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다.
그를 진찰한 의사가 처방을 일러 주었다.
“감동을 회복하시오. 무엇을 보거나 오, 하고 놀라고 아, 하고 감탄하시오. 그리하면 당신의 기력은 쉬 회복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에게는 느낌표가 달아나고 없었다.
그는 느낌표를 찾아 유명산으로 갔다. 유명극장으로도 가고 유명바닷가로도 갔다. 그러나 그의 느낌표는 그 어느 유명한 곳에도 있지 않았다.
그는 집으로 터벅터벅 돌아왔다. 목욕을 하고 한숨 잠을 자고 일어나니 문창호에 새하얀 빛이 스며들어와 있었다. 문을 열은 그는 순간 숨을 멈추었다. 그가 잠든 사이에 온 첫눈이 담장이고 마당이고를 살짝 덮고 있는 것이었다.
“오!”
바로 거기에 그의 느낌표가 숨어 있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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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darkgreen>▒ 저자 소개 : 정채봉</font>
1946년 전남 승주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수평선 위를 나는 새, 바다, 학교, 나무, 꽃 등 그의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배경이 바로 그의 고향이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꽃다발’이란 작품으로 당선되어 등단했다. 그후 대한민국문학상(1983), 새싹 문학상(1986), 한국 불교 아동문학상(1989), 동국문학상(1991), 세종아동문학상(1992), 소천아동문학상(2000)을 수상했다.
깊은 울림이 있는 문체로 어른들의 심금을 울리는 ‘성인동화’ 라는 새로운 문학용어로 만들어냈으며 한국 동화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동화집 <물에서 나온 새>가 독일에서, <오세암>은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마해송, 이원수로 이어지는 아동문학의 전통을 잇는 인물로 평가받으며 모교인 동국대, 문학아카데미, 조선일보 신춘문예 심사 등을 통해 숱한 후학을 길러온 교육자이기도 했다.
동화작가, 방송프로그램 진행자, 동국대 국문과 겸임교수로 열정적인 활동을 하던 1998년 말에 간암이 발병했다. 죽음의 길에 섰던 그는 투병 중에도 손에서 글을 놓지 않았으며 그가 겪은 고통, 삶에 대한 의지, 자기 성찰을 담은 에세이집 <눈을 감고 보는 길>을 펴냈으며 환경 문제를 다룬 동화집 <푸른 수평선은 왜 멀어지는가>, 첫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를 펴내며 마지막 문학혼을 불살랐다.
평생 소년의 마음을 잃지 않고 맑게 살았던 정패봉은 사람과 사물을 응시하는 따뜻한 시선과 생명을 대하는 겸손함을 글로 남긴 채 2001년 1월, 동화처럼 눈내리는 날 짧은 생을 마감했다.

<font color=darkgreen>▒ 그림 : 김덕기</font>
서울대 동양화과를 졸업했으며, 가족, 자연, 사랑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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