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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가의 집을 찾아서

화가의 집을 찾아서

이 책은 스무 명의 작고한 우리나라 근현대 화가들의 생애와 작품 세계 등을 다루고 있는데, 이들을 ‘지역’이라는 테마로 묶어서 분류하고 소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화가의 육체와 정신을 배태해낸 그 고장의 지역색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위한 전략으로 매우 독창적인 구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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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89-464-1564-9
발행일
2006-07-31
지은이
한젬마
책정보
반양장, 264쪽, 173*225
가격
12,000

 

이 책의 특징과 구성

 

 

한젬마의 <한반도 미술 창고 뒤지기> 시리즈(전3권 예정)의 첫 두 권인《화가의 집을 찾아서》와《그 산을 넘고 싶다》는 6년 전 처음 기획된 이후 취재 답사, 원고 탈고, 추가 취재 과정 등의 만만치 않은 숙련과 가공의 시간을 거쳐 출간된 공이 많이 들어간 책이다. 책에 수록된 모든 원고가 그 어디에도 발표되거나 연재되지 않은 ‘전작’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도 이 책이 내세울 수 있는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전작이라 함은, 자신 있게 원고를 퇴고하기 전에는 그 어디에도 노출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므로, 책의 완성도에 책임질 수 있는 절대적인 전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권의 책은 스무 명의 작고한 우리나라 근현대 화가들의 생애와 작품 세계 등을 다루고 있는데, 이들을 ‘지역’이라는 테마로 묶어서 분류하고 소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화가의 육체와 정신을 배태해낸 그 고장의 지역색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위한 전략으로 매우 독창적인 구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인 한젬마가 첫 저서인 《그림 읽어주는 여자》(1999) 이후 물경 7년 만에 펴내는 책인 《화가의 집을 찾아서》와 《그 산을 넘고 싶다》는 책갈피마다 저자의 열정과 의욕이 드러난다. 그녀는 기꺼이 발품을 팔아서, 화가의 유족을 만나 인터뷰하고, 화가의 생가를 직접 찾아가고, 화가를 기념하는 각 지방의 미술관을 취재해서 상세한 정보를 수집한다. 그것은 문헌 속에서 박제되어 있는 화가의 삶을 다시금 현장으로 불러내는 작업이다. 이 책은 이런 과정에서 취득된 화가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각주나 미주 형식으로 달아놓아 독자들의 심도 있는 이해를 돕는다. 또한 화가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대표적인 장소를 지도와 함께 소개해서 독자들이 직접 찾아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와 함께 책의 말미에는 책을 들고 여행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화가들의 생가와 기념관이나 박물관 유무를 간단한 표로 작성하였다.


이번에 출간되는 두 권의 책은 각각 서울 경기 이남에서 태어나 활동한 화가를 다루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출간될 예정인 나머지 한 권은 서울 경기 지방에서 태어난 화가들을 다룰 것이다. 화가이자 작가인 한젬마는 왕성한 열정으로 개인전과 설치 미술, 퍼포먼스, 아트 디렉팅, 출판 방송 등을 중심으로 아티스트로서의 종합적인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예술과 생활의 소통을 위해 건축물 인테리어 작업 등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그림 읽어 주는 여자’ 한젬마가 야심차게 펴낸 6년 만의 신작!

 

이 책이 무엇보다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과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한젬마가 지난 6년 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열정과 재능을 투여해서 만든 노작이라는 사실이다.


《그림 읽어 주는 여자》라는 첫 책이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이후, 그녀 앞에는 늘 ‘그림 읽어 주는 여자’라는 타이틀이 붙어 다녔다. 그녀는 첫 책의 성공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하고 미술이 응용되는 여러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대중적인 유명세는 오히려 그녀를 제한하는 족쇄가 되기도 했다. 베스트셀러 출간과 연이은 방송 활동에서 얻어진 대중적인 인지도와 친근하면서도 지적인 이미지 때문에, 그녀는 여러 출판사 및 매체로부터 첫 책의 뒤를 잇는 후속책을 내자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내적인 에너지를 새롭고 의미 있는 일에 도전하며 사용하겠다는 일념으로 정중히 거절의 뜻을 밝혔다.


지난 3월에 가나아트에서 연 개인전 주제인 ‘텔레펍(방송과 출판을 넘나들며 소통이라는 주제를 계속 확장하고 있는 화가 한젬마의 활동영역에 대한 정의)’이라는 레토릭에서 웅변하고 있는 것처럼, 그녀는 대중적인 코드에 부합하는 연예인과 같은 대중적 아이콘이 되기보다는, 일관되게 ‘관계와 소통’을 주제로 예술적인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이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방송과 출판 활동으로 인해 미술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늘 주변인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 회의와 고민의 과정 속에서 내적으로 성숙하게 된 그녀는, 자신이 창작의 한 형태로 만들어 내야 할 것은 이 땅을 뜨겁게 사랑하며, 이 땅의 색과 이 땅의 호흡으로 치열하게 작품 활동을 해나간 선배 화가들의 삶을 기록한 출판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한눈팔지 않고 부단히 선배 화가들의 발자취를 좇는 데에만 전념했다.


지난 개인전에서 한젬마는 서양화가들의 작품을 자신의 지퍼 작업으로 새롭게 각색해 내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서양의 명화를 빌어 한국의 현실과 정서를 직시하게 하려는 작업이었다. 내년 2월에 있을 개인전(인사아트센터)에서는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한국 근현대 대표작가의 작품을 변주할 예정이다.


자신의 속살을 깎으면서 많은 시간을 투여해 한 해 한 해 깊이 있는 사색의 알이 박힌 글을 쓰고자 노력한  한젬마의 모습은 이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강한 에너지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로운 생각, 한 번 마음먹은 것은 꼭 하고자 말겠다는 강한 집념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두 권의 귀한 저서를 보유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을 미리 접한 몇몇 독자들은 한결같이 어디에 연재되던 글이냐고 묻는다. 그 만큼 구성과 기획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화가의 생애를 생생한 느낌의 언어로 뽑아 낸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역시 한젬마는 다르구나, 맛깔나게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자신이 왔다 간 표시를 싫지 않게, 밉지 않게 남길 줄 아는 작가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화가들과 독자들의 미팅을 주선하는 여자, 한젬마


출판과 방송 활동을 잠시 접은 이후에도 한젬마는 ‘미술’이라는 날개를 달고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학 강단과 잡지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활동 영역의 변화와, 추구하는 미학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으며, 자신의 미술 무대를 화판이나 화실, 전시실을 떠나 생활 속으로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외벽 전시, 건축 아트 디렉팅, 각종 사회단체 활동 및 미술 관련 홍보대사, 개인전 등 그녀가 벌이는 활동은 과연 한젬마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활력이 넘친다.


그녀는 이 책에서도 작가를 끌고 와 넓은 테이블에 앉혀 두고 독자들을 그 맞은편에 앉으라고 권유한다. 이 책 두 권에서 다루고 있는 작가들은 다 작고한 근현대 작가이거나 한젬마가 특히 좋아하는 특색 있는 화가이지만, 그녀는 그들을 박제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오늘도 쉽게 만날 수 있을 법한 어떤 사람으로 그들을, 그리고 그들의 작품들을 세워 놓는다. 작가들은 이 책 속에서 위대한 어떤 분이 아니라, 인간의 고뇌와 한계, 그리고 지극히 인간다움을 갖고 한 평생을 산 우리의 이웃이 된다. 우리도 그들을 미술계에 한 획을 그은 어떤 ‘위대한 분’이 아니라 이웃에 사는 어른들처럼 오면가면 인사드리는 사이로 알게 되고 말이다.

 

 

발로 뛰는 전국 답사를 통해 거둔 땀의 결실!


이 책의 출간을 가슴 졸이는 심정으로 기다리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사실은 이 책이 지닌 신뢰감을 그대로 반증한다. 출판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그녀가 직접 만난 화가들의 유가족, 미술관과 기념관을 지키고 계신 분들, 그들의 그림과 작가들의 흔적을 지켜 오셨던 분들은 ‘한젬마 씨의 책이 언제 나오느냐’는 문의를 끊이지 않고 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제 평가를 받지 못하고 폄훼되기 쉬운, 불우한 시대를 살았던 이 땅의 근현대 작가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가장 근접한 취재를 통해 되살려낸 한젬마의 노력이 미덥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최초의 기획이 책으로 현실화되기까지 작가 이외에도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초기 답사에 이은 추가 보충 취재, 세밀한 확인 작업, 철에 맞춰 여러 번 답사하면서 찍은 사진 등 참으로 많은 스텝들의 땀과 시간이 투여되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화가들의 생가에서 묘지까지, 유족들의 생생한 인터뷰까지,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가득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을 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는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족이 밝히는 화가의 생생한 자취는 압권이라 할 만하다. 혹은 삼고초려 식으로 몇 번이나 부탁해서 이루어진 인터뷰도 있을 만큼 유족의 취재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어렵게 약속을 잡은 얼마 후, 만나 뵙기로 했던 유족이 타계하신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고, 화가의 생가의 외형도 변하기도 하는 등, 한젬마가 취재를 위해 움직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여러 가지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많이 접할 수 있다. 이러한 풍부한 에피소드들은, 이 책이 화가의 작품 세계에 대한 고루하고 평범한 가이드북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주면서 이 책에 사람의 향기가 자아낼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을 불어넣는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화가의 생가를 방문한다는 것은 기념관이나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미술관이나 기념관에서는 작품과 유품을 보며 작품세계를 심도 깊게 관찰할 수 있는 반면 생가는 그 작가에 대한 보다 원론적이고 본질적인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한젬마가 생가 방문을 고집했던 것은 모두 다 그런 이유 때문이다.



<<작가 서문 중에서 발췌>

서양 명화 중 뛰어난 작품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또한 그것이 인류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이란 점에도 토를 달 이유가 없다. 어차피 근대 한국 미술이 서양화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 왔으니, 서양화를 감상하는 일이 꼭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다. 문제는 지나치게 서양 명화에 경도되거나 그것을 맹목적으로 추종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서양 명화라는 기준에 의해 우리 것을 해석하고 비교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국 미술을 안다는 것은 감상 차원을 떠나 또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자각하기 위해서 지난 역사를 알아야 하는 것처럼 한국 미술은 우리에게 한국인의 삶과 문화를 보여 주는 거울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한국 미술에 대한 적극적 수용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국을 한번 둘러보자. 일본만 해도 세계적인 작가들이 존재하고, 세계 최대의 스타 작가들이 탄생하고 있는 중국은 현대 미술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예술성과 상품성의 절묘한 결합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전통을 바탕으로 한 독자성이 무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미술 시장에서 한없이 뒤처졌던 중국이 오히려 선두로 나서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게 된다. 발 빠르게 서구의 유행을 섭렵했던 우리는 지금이라도 우리가 잊고 있던 시간들을 돌이키고 수용해야 한다. 한 미술 서적의 제목처럼 ‘자생과 토착’을 버려둔 채 서구의 공기로 호흡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걸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한젬마식 해석과 비유로 읽는 맛 배가

 

작가 한젬마는 이 책의 기획단계에서부터 미술계 큰 선배인 두 분의 책을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먼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우리나라 문화재를 전문가의 정확하면서도 따듯한 시선으로 읽어 내려가 많은 독자들이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답사 여행을 실제로 할 수 있게 도왔다는 점에서 이 책이 추구하는 콘셉트와 일맥상통하는 면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대표적인 근현대 인물들의 생가와 발자취를 더듬는다는 점에서《김병종의 화첩기행》과 유사한 면모를 보인다. 하지만 문화유산 답사기와 화첩기행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소개하는 인물을 화가로 한정해 다루었기 때문에, 화가에 대한 접근을 심도 있게 할 수 있었다. 한편 젊은 화가의 눈으로 본 선배 화가들에 대한 깊은 존경과 더불어 그들을 넘어서고 싶은 욕망이 자연스럽게 잘 표출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읽는 맛을 배가시킨다.  



이 책은 미술을 잘 알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개성 있는 테마여행을 원하는 일반인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편안한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이 부분이 한젬마만의 뚜렷한 차별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이 흥미로운 것은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한젬마식 해석과 비유 등이다. 때로는 유행가나 팝송 가사에서 화가와 작품들을 접한 느낌을 살리는 등 맛깔스럽게 자신의 이미지대로 ‘작품’을 해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캔버스 안을 직접 채우는 대신 독특하게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있는 한젬마가 다가가고 만나 대화를 나누었던 화가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독자들에게 보여 준다.

 

 

헤어스타일의 변신? ‘나는 아멜리아가 아니랍니다’


“저보고 아멜리아를 떠올리시면, No! 전 박수근의 ‘소녀’랍니다.”


《그림 읽어주는 여자》 출간 후, 긴 생머리 미녀 인텔리 화가 한젬마는 계속 생머리 스타일을 유지하며 활동했다. 그러다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2004년 말 한젬마는 그 긴 생머리를 싹둑 잘라 버렸다. 그리고 약간은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짧은 ‘바가지머리’ 스타일을 했다. 오랫동안 그녀를 알아 온 사람들은 그녀를 보고 번뜩 “어, 아멜리아(유쾌한 프랑스 영화 <아멜리아>의 주인공) 같네”는 소리를 했다. 그러나 한젬마는 “저보고 아멜리아를 떠올리시면, No! 전 박수근의 ‘소녀’랍니다” 라며 뜬금없는 소리로 맞선다. 그녀가 서양화를 전공한 미술학도이고 책이나 방송을 통해서도 서양화 가이드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 사람으로서는 보기 드문 높은 코(약간의 매부리코 기운이 있는)와 동그란 눈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아멜리아 이미지가 바로 연상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헤어스타일의 변신은 결과적으로 아멜리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녀의 관심사가 오래 전부터 박수근을 비롯한 우리 화가들을 향해 있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박수근 그림에 정통한 눈 밝은 독자라면 그녀의 헤어스타일이 박수근의 그림 <아기 업은 소녀>에 나오는 소녀의 헤어스타일을 닮아 있다는 것을 알고는 넌지시 미소 지을 것이다. 한젬마 역시, 자신의 헤어스타일에 대해, 20세기 초반, 우리 땅에 존재했던 씩씩한 우리 언니, 갓난이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한 백화점 옥상에서 주최한 설치 미술 작업에서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지퍼작업을 활용해, ‘박수근나무’를 표현하기도 했다. 박수근뿐만 아니라, 운보 김기창의 집 홍보대사를 맡아 활동하고 있으며, 이응노의 영향을 받은 <군상>(못 사람)과 서동진의 영향을 받은 팔레트 오브제의 작품 등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이 땅의 작가들을 서양의 유명화가들 못지않게 우리에게 친근하게 소개하고, 그들과 소통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다.

 

아티스트 한젬마의 책표지와 본문에 담긴 사진 작업


‘한반도 미술창고 뒤지기’는 한젬마의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과 끈기, 인내, 의지를 가지로 추진하여 일구어낸 작품이다. 또한 그녀는 다른 저자들과 달리 책의 곳곳에 아티스트로서의 일면을 발휘했는데, 한눈에 시선을 끄는 표지작업부터가 그 일면이다. 선배화가들과의 교감을 통한 작업을 진행 중인 저자는 한국명화 패러디아트워크 작업도 시작하고 있는데(내년 2월 개인전에서 선보일 예정) 그 일부를 이번 책 1, 2권 표지에 선보였다.


1권 <화가의 집을 찾아서>는 장욱진, 유영국, 김환기의 작품이, 2권 <그 산을 넘고 싶다>는 이중섭과 김환기의 작품들과 호흡하여 이번 프로젝트의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본문에는 그 선배화가들과 호흡하고 영향받은 한젬마의 작품들이 곳곳에 선보이고 있다. 또한 답사 중에 한젬마가 자신의 시선을 담아 직접 찍은 사진들이 사진작가 권태균의 사진과 어우러져 있다. 책 내용 안에 못다 실은 사진들은 한젬마 블로그를 통해 추가로 소개할 예정이다.


 

 

 

본문 엿보기  


유영국은 울진에 머무는 동안 기다림의 깊이를 체득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초록 바위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때 내 눈에 비로소 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겨나지 않는다. 인간보다 더 오래 살면서, 오래 기다리고 견디면서 산이 ‘되어 가는’ 것이다. 예술도, 그림도 마찬가지다. 자기 성찰과 수련, 고단한 노동 끝에서야 비로소 그림 하나가 빚어진다. 저 바위처럼 말이다. 그걸 알았기에 유영국은 훗날 아침부터 밤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장인 기질을 발휘했는지 모른다. 그에게 예술가란 괴벽이 있는 천재가 아니었으며, 걸작 역시 번쩍하면서 어느 날 느닷없이 발 앞에 떨어지는 게 아니었다. 그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성실파 화가였다.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비가 내리면 내리는 대로 그것을 맞고 견디면서 묵묵히 뭇 생명을 키워 내는 산. 그러니 산은 그에게 얼마나 찰떡궁합인 소재인가.

‘유영국 - 그 산을 넘고 싶다’ 중에                                                                                   



• 추천의 말

들풀처럼 피고 진 이 땅 화가들 이야기

한젬마 하면 한시도 머물러 있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다소 튀던 모습의 미대생 시절부터 그랬다. 복도 같은 데서 마주치면 꾸벅 목례를 한 채 늘 어디론가 분주하게 가곤 했다. 그림 읽어 주는 여자 한젬마는 사실 다소곳이 앉아 그림만 읽어 주기에 그 성이 차지 않았을 것이다. 언젠가 찾아와, 글을 써도 될까요, 고민을 털어놓던 그 귀여운 앙팡테리블은 이제 중년의 지형을 바라보며 보다 성숙한 글쓰기로 돌아섰다. 들풀처럼 피고 진 이 땅 화인들의 자취를 찾아 길을 나선 그녀와 한번 동행해 볼 일이다. (김병종, 화가, 서울대 교수)


방송인으로, 미술가로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해 온 한젬마가 새 책을 냈다. 그 바쁜 시간 중에 언제 이렇게 많은 발품을 팔고 ‘형설지공’을 쌓아 차지고 따끈따끈한 책을 써냈는지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다. 저자 스스로 말하고 있듯 미술사가나 큐레이터가 해내야 할 몫까지 당차게 떠맡아 세상에 내놓은 의미 있는 노작이다. 우리 근현대 미술사 연구에 있어 중요한 탐구 대상이지만 오랫동안 간과되어 왔던 주요 미술가들의 생가, 작업실, 기타 관련 장소들을 샅샅이 훑고 그 물리적 배경과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꼼꼼하고 섬세한 관찰 아래 엮었다. 작가만이 이해할 수 있는 작가들의 삶과 예술의 관계가 감칠맛 나는 글 솜씨를 타고 실타래 풀리듯 술술 풀려나온다. (이주헌, 미술평론가)


뭐든 수월하게 얻고 싶어 하는 세상사에서 오랜만에 쉽지 않게, 치열하게 고군분투해서 얻은 책을 만난 것이 무척 반갑다. 한국 현대 미술의 처음을 열거나 발전시킨 대가들의 흔적을 따라간 그녀의 열정과 세심한 탐구,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찾고 알리려는 애정과 사명감이 돋보인다. 직접 발로 뛰며 글을 쓴 화가의 생생한 미술 여행기며 풍요롭고 알기 쉬운 미술사의 뒷이야기다. 자료 추적답사와 유족들의 인터뷰 등 오랫동안 준비한 세월로, 한젬마의 남다른 감각과 역량으로 빚었기에, 분명 미술을 알고 느끼고 감동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한국 미술의 역사와 예술의 안목을 동시에 틔워 줄 것이다. (신현림, 시인)


 

고교 시절 실기실에서 말없이 앉아 도화지만 파고 있던 친구인 한젬마가 그사이 엄청난 시나리오를 써냈다. 마치 영화처럼 그녀의 여정이 영상으로 떠오른다. 소수 민족의 비애를 안고 살아온 우리 작가들의 삶 자체에 예술적 혼이 섞여서인지 장면마다 감동이다. 나는 늘 목마르다. 남들이 생각지 못한 소재의 시나리오를 찾아 뛰어다닌다. 근데 엉뚱하게도 이 책이 내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역사적 인물을 통해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시킬 로드 무비 형식의 자서전적 기행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다. 정말 큰일 해냈다. 쇠심줄처럼 질긴 젬마의 무모한 열정과 끈기에 박수를 보낸다. (감우성, 영화배우)



 


 

 

 

 



 

 


 

 

 



 

 


 

 

 



 

 


 

 

  


 

 


 

 




 


구매가능 사이트 | 교보문고 | YES24 | 인터파크 | 알라딘 | 11번가
1권 화가의 집을 찾아서

충청도 김기창 | 이응노 | 장욱진 | 미술관 엿보기
경상도 박생광 | 양달석 | 유영국 | 이인성 | 이쾌대 | 하인두 | 서동진 | 미술관 엿보기
강원도 박수근 | 신사임당 | 강원도 미술관 엿보기

‘미술 전문 MC’, ‘그림 DJ’, ‘그림 읽어 주는 여자’로 통하는 화가 한젬마는 서울대 미대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한국, 일본, 미국, 중국 등 국내외에서 7회의 개인전 및 다수의 그룹전, 아트 페어, 비엔날레에 참가했으며, 책이나 대중매체를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회화, 설치 퍼포먼스, 영상, 공공미술 작업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그림 읽어주는 여자》, 《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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