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잃어버린 영어 되찾기 프로젝트
프로젝트 하나, 건방진 영문법에 똥침 놓기
〈안타까운 영어〉는 하다못해 우리가 영어를 배우면 처음 배우는 문장인 ‘I am a boy.’ ‘I am a girl.’ ‘This is a book.’에도 태클을 건다. 도대체 왜 이 책은 그냥 외우면 되는 사소한 문법까지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 그 이유는 영어를 느끼는데 문법은 필요 없으니까! 또 영어의 기본 원리와 원칙만 알면 외울 필요 없으니까! ‘후위 수식’이니 ‘to부정사의 서술적 용법’이라든지 하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문법 용어를 밤새 외우면 영어가 줄줄 나오나?
〈안타까운 영어〉가 무조건 태클만 건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우리가 그냥 외웠던 단어나 문장 뒤에 숨겨져 있는 영어의 기본 원리를 낱낱이 까발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of course는 ‘물론’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지만 왜 ‘물론’이라는 뜻이 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마찬가지로 have to가 왜 ‘~해야만 한다’라는 뜻이 되었는지, to 다음에는 왜 동사 원형이 나오는 지도 모르고 우리는 그냥 외웠다. 〈안타까운 영어〉는 a, my, the가 같이 쓰이지 않는 이유까지도 불독처럼 물고 늘어진다. 심지어 어떤 동사들은 왜 현재진행형으로 사용하지 못하느냐며 바짓가랑이까지 붙들고 늘어지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이라도 이름만 들어도 머리 아픈 용어들은 일단 접어두고 저자와 함께 영어의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보도록 하자.
프로젝트 둘, 머리는 비워라, 가슴을 열어라!
영어를 가슴으로 하라고? 솔직히 영어회화 큰 맘 먹고 영어 앞에 매달려 1~2년 정도 하면 웬만큼 다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중고등학교 때 10년이나 영어 공부하고도 외국인 앞에서 영어가 안타까운 이유는 머리로 영어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영어는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데 문법 용어 외우고 빈칸 채우느라 영어의 속살을 못 본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단순 암기보다는 단어나 문장이 가진 어감이나 느낌을 느끼는데 중점을 두고 글을 풀어나가고 있다. 미묘한 차이에 의해서도 의미가 달라지는 데 무슨 수로 다 외우는가. 암기보다 중요한 것은 영어의 원리를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가슴으로 외우는 것이다. 그래서 〈안타까운 영어〉에서는 ‘이 단어나 문장은 이런 뜻이다’라고 단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기본 원리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우리말로는 이와 비슷한 뜻이 된다’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영어를 강요하는 책이 아니다. 영어의 아주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시켜 독자의 기초를 단단히 다진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아마도 저자처럼 ‘I just feel your language.’라고 외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충남 서천 한 산골 마을에서 자랐다. 샘물 떠먹던 ‘촌놈’한테 영어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그래서 고등학교까지만 해도 딱 대학 갈 정도만 영어 공부를 했고 대학에서도 영어와 전혀 상관없는 전공을 골랐다. 그가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한 것은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나서다. 남들처럼 취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유롭기’ 위해서였다. 영어를 익히기로 마음을 먹고 난 다음부터는 온 몸으로 부딪치며 영어를 배웠다. 이제는 평생지기가 된 미국인 Trace를 대학에서 만나 본격적인 영어 회화의 세계에 빠진 저자는 특이하게도 귀보다 입이 먼저 트여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총알처럼 영어를 구사하는 그를 보고 원어민들이 “말하는 만큼 듣기가 되느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이렇게 몸으로 익힌 영어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다 영어 때문에 같은 비영어권 사람들에게도 무시당하는 한국인을 보고는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10년 넘게 영어를 공부하고도 정작 외국인 앞에서는 입 한 번 뻥끗 못하는 억장 무너지는 한국인들을 위하여 그가 쓴 책의 제목은 그리하여 당연하게도 ‘안타까운 영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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