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가 필요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는 치유 동화
또래 사이에 일어나는 학교 폭력, 부모의 이혼, 외모 지상주의 등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은 지난 어떤 세대보다 혼란스러운 상황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문제는 아이들의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고 함께 풀어가야 할 부모, 교사들이 아이들과 대화할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덤벼라 늑대야》는 좋은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덤벼라 늑대야》는 아이들이 한번쯤 접했을 법한 7가지 고전 동화의 구도를 21세기 현실로 옮겨놓은 책이다. 그저 그런 ‘패러디’로 전락할 수 있는 이 위험한 설정을 저자인 록사나는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살려낸다. 독을 먹고 쓰러진 ‘백설 공주’와 그녀를 입맞춤으로 깨우는 왕자가, 무리한 다이어트로 쓰러진 ‘미란다 공주’와 의학 실습 중인 의사로 재탄생하는가 하면, 잡아먹힐까봐 늑대를 피해 도망 다니던 아기 돼지 삼 형제는 수완 좋은 세 자매로 바뀌어, 오히려 평화롭게 사는 늑대를 찾아가 각종 물건을 팔아치운다. 이런 유머러스한 상황 속에서도 이야기가 가볍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덤벼라 늑대야》에 담긴 현실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부모의 역할이란 무엇인지, 외모의 절대적인 기준이 과연 있는지, 학교 폭력이 왜 계속 일어나는지 등 《덤벼라 늑대야》는 현실 속 문제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민감한 사안을 언급할 적절한 기회를 찾지 못했던 부모나 교사라면,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고, 상처를 치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국경을 초월하는 가치
사랑받고 싶은 마음, 사랑하고 싶은 마음
시대가 변하고, 동화가 변해도, 단 한 가지 그대로인 것은 우리의 주인공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좌절하지 않고, 결국 문제를 해결할 용기와 희망을 찾아낸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번에는 ‘무조건 해피엔드’를 위한 결말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주인공의 의지에서 나온 결과다.
<1학년 A반의 아기 염소들>에서는 학교 폭력을 일삼는 늑대에게 제각기 당하던 일곱 염소들이 다 같이 모이면서 늑대를 물리칠 방법을 모의한다. <개구리 가족의 불화> 속 올리버는 이혼을 앞두고 매일같이 다투는 부모님에게 “생각하는 것만큼 어리지 않다”며 부모님을 이해한다고 말한다. <잠들어 버린 병실의 공주> 속 왕과 왕비는 나쁜 마법사의 저주로 잠든 플로렌스 공주를 깨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마법의 힘보다 위대한 ‘딸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다.
《덤벼라 늑대야》의 진정한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혹독한 현실을 마주하면서도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가치를 보여준다는 것. 이 책은 폴란드에서 이미 ‘치유 동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저자의 말대로 “사랑받고 싶다는 아이들의 바람은 전 세계 어디나 똑같기” 때문에 《덤벼라 늑대야》가 들려주는 7가지 동화는 한국의 아이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고학년 추천도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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