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와 환자들의 들꽃 같은 삶과 죽음의 이야기
삶의 한 순간순간, 하루하루가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것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책
일본 돗토리 지방에 자리한 작은 규모의 ‘들꽃 진료소’에는 각종 병을 앓고 있는 여러 환자들이 다녀가고 혹은 죽어간다. 이 진료소의 의사 선생님 도쿠나가 스스무 선생님은 자신이 그동안 만나온 환자들과 그 환자의 가족 이야기를 77개의 따뜻한 이야기로 담아냈다.
각각의 에피소드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유명 인사도 아니고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갖고 있는 이들도 아니다. 그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아픔과, 죽음의 순간에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평범한 감동을 넘어서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듯한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막무가내인 병든 노모와 그를 돌보는 딸, 어린 딸을 두고 죽어가는 젊은 아버지, 임종을 앞둔 사랑하는 아내에게 마지막 작별의 키스를 하는 남편 등 자신답게 살고, 자신답게 죽어가는 들꽃 같은 환자와 그 가족과의 가슴 따뜻한 교류가 돋보인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이루어내는 주변의 모든 것들 즉 가족, 이웃, 친구 혹은 자연과의 아름다운 교감 이야기를 통해 내 주변의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의 행복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매일매일 언제 죽음을 맞이할지 모르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내면적 성찰을 담아 표현해 낸 진료소 의사 선생님의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각이 우리들 가슴도 따뜻하게 해준다. 죽음을 생의 한 장면으로 생각하고, 태어남만큼이나 소중하게 여기는 도쿠나가 선생님의 겸허하고 숭고한 자세와 마음 씀씀이가 또한 감동을 자아낸다.
나이가 들어 체력이 예전 같지 않지만, 시도때도 없이 호출하는 환자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밤이든 새벽이든 어느 때나 기꺼이 왕진을 마다하지 않는 도쿠나가 선생님의 모습에는 권위적인 의사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의사란 고되게 일하며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데, 그런 선생님의 모습은 풍요롭게 안락한 생활을 마다하고 아프리카 오지에서 의료 봉사를 실천하며 살아온 슈바이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도쿠나가 스스무
1948년 돗토리 현에서 태어나, 교토 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교토, 오사카 등지에서 병원 근무를 했습니다. 23년 동안 돗토리 시내의 병원에서 지방의로 근무하다가 2001년 1월, 돗토리 시내에 19개의 병상을 갖춘 일종의 호스피스 병동인 ‘들꽃 진료소’를 개설했습니다. 1992년에는 독자적인 신념으로 지역 사회에서 의료 행위를 펼친 사람에게 수여하는 와카쓰키 상(제1회)을 수상할 만큼 투철한 의료 정신을 실천하는 분입니다.
의사는 하루 24시간 꼬박 일할 각오를 해야 하고, 그래서 스포츠 선수 다음으로 고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는 도쿠나가 선생님은, 타인에게 봉사하는 것을 특별한 일이라고 여기지 않는 사람이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이 책에는 들꽃 진료소를 세운 후 2년 동안 만났던 여러 환자들의 들꽃 같은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처음 진료소를 세운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진료소에는 늘 일이 많아 바쁘고, 주로 암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바쁜 생활 중에도 환자들과의 이야기를 늘 기록하고자 노력한다는 선생님은, 1982년 <죽음 속의 미소>로 제4회 고단샤 논픽션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외의 저서로도 <의료 현장에서의 단상> <임상이란 바다> <카르테 저 너머> <격리> <울타리 없는 가족> <들꽃 진료서 전><죽음의 문화를 풍요롭게> 등이 있습니다.
옮긴이-김난주
1987년 쇼와昭和 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츠마大妻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습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냉정과 열정 사이>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등 에쿠니 가오리의 여러 저서들과 <박사가 사랑한 수식> <티티새> <암리타> 등 다수의 일본서를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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