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데려온 건 절대 아니에요. 계속 생각했어요.
집으로 데려가도 될까, 안 될까.
그러면서 기분이 굉장히 이상했어요.”
강아지는 물건이 아니에요!
‘반려 동물’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해마다 유기되는 동물의 수가 늘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가장 사랑받는 강아지는 유기되는 동물로도 1순위라고 한다. 무엇이든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문화 속에서 아이들은 강아지도 하나의 ‘생명체’라는 사실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강아지 주인을 찾습니다》에 등장하는 프레디와 헤디는 공원에서 주인을 잃고 낑낑대는 까만 푸들을 만난다. 아이들은 강아지에게 ‘탑스’라는 이름까지 붙여 주고, 주인을 찾을 때까지만 함께 지낸다. 하지만 아이들이 가지고 싶었던 “엉클어진 털 사이로 갈색 눈을 반짝이던” 귀여운 강아지는 집에 오자마자 “온 방을 돌아다니며 눈에 보이는 것마다 물어뜯고 짖어대는” 말썽꾸러기로 변신한다.
작가인 미라 로베는 이 나이 때 아이들이 품을 법한 강아지에 대한 환상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려 낸다. 두 아이가 탑스를 그저 ‘가지고 싶은 예쁜 강아지’에서, ‘사랑하는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섬세하게 풀어냄으로써, 강아지는 쉽게 사고 버려도 되는 물건이 아니라 한 생명체라는 사실을 아이들이 자연스레 깨닫게 만든다.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거야!
입학식을 마치고 온 프레디는 다짜고짜 여동생 헤디에게 앞으로는 인형 놀이도, 밀림 놀이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초등학생인 자신은 이제 어엿한 어른이니, 어린아이같이 구는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다음 순간, 강아지 탑스를 발견하면서 프레디는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한 관문을 마주한다.
프레디는 탑스를 그냥 데려가서 키울지, 강아지 주인을 찾을지를 놓고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리고 ‘양심’과 ‘욕망’ 사이에서 내면의 두 프레디가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진짜’ 어른으로 성장해 간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려는 프레디의 모습은 너무나 순수해서 한편으로는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은 오히려 그 정직한 모습에서 ‘진정한 어른이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21세기에 다시 만나는 미라 로베
미라 로베는 한국에서도 여러 권이 번역된 유명한 작가다. 그중에서도 《강아지 주인을 찾습니다》(원제: 탑스)는 1962년에 독일어로 처음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책이다.
아이들이 공원 덤불에서 우연히 강아지를 발견해 주인을 찾아 준다는 내용은 한국에서도 흔한 설정이다. 하지만 미라 로베의 책에는 그녀만의 특별한 힘이 존재한다. 마치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쓴 것처럼 글 속에서 이루어지는 아이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프레디가 여동생 헤디를 향해 잘난 척하다가도 숙제를 같이 하고 싶어 하는 동생에게 자리를 내주는 장면이라든지, 숨바꼭질을 하는 데 빨간 치마를 입고 따라온 여동생 헤디를 향해 투덜거리는 장면 들은 상황마다 아이들의 심리를 잘 포착해 내고 있다. 이런 미라 로베의 마법 덕분에 《강아지 주인을 찾습니다》 속 프레디와 헤디는 5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한국 어린이들에게 생생하게 말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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